[스포츠투데이 김근한 기자]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대권도전은 젊은 타자들의 방망이가 좌우할 전망이다.
기나긴 암흑기를 뚫어내고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LG는 이제 2015년 최정상의 자리를 향한 목표를 세웠다. 지난 2년간 LG의 선전은 바로 마운드에 있었다. 특히 리그 최정상급 계투진이 중요한 경기들을 지켜내며 막판까지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 극심한 타고투저의 흐름에서도 LG는 평균자책점 4.58로 리그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팀 평균자책점 4점대는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LG가 유일했다.
올 시즌 선발진은 물음표가 있는 상태다. 외국인 투수가 모두 교체됐고, 2년간 선발 로테이션을 든든히 지켰던 우규민과 류제국이 부상으로 인해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만큼 기대감도 존재한다.
새로운 외인 투수인 루카스 하렐은 지난 2012년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11승11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비록 한 해지만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만큼 양상문 감독은 투구 밸런스만 교정된다면 전성기의 모습을 찾는다고 보고 있다. 헨리 소사 역시 한국 무대에 검증된 선수다. 지난 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시즌 도중 영입돼 10승2패로 승률왕을 차지했다.
우규민과 류제국도 계획보다 빠르게 재활 기간이 진행되면서 복귀 날짜가 앞당겨지고 있다. 우규민은 개막전부터 투입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신예 임지섭과 장진용 등 선발 기회를 잡으려는 치열한 경쟁도 발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초반 류제국의 공백만 메울 수 있다면 선발진의 안정감은 문제없다.
불펜 역시 지난 시즌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한 마무리 봉중근을 중심으로 이동현·신재웅·유원상·윤지웅 등이 든든하게 그 뒤를 받치고 있다. 불펜진의 무게감은 리그 최고라는 평가다.
결국 LG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타격이다. 지난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대결에서도 가장 극명했던 실력 차는 타격의 힘이었다. 2014시즌 LG는 팀 타율 0.279로 최하위였다. 홈런도 마찬가지였다. 90홈런으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에 그쳤다.
베테랑 급인 박용택·이진영·정성훈이 3할 타율 이상을 찍으며 맹활약했으나 상대적으로 젊은 타선은 눈에 띄지 않았다. 베테랑들이 정교함을 무기로 한다면 젊은 타자들은 힘을 통해 장타를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오지환과 정의윤은 타격 부진은 뼈아팠다.
2015 시즌은 144경기로 늘어나기에 더욱 더 젊은 타자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베테랑들의 뒤를 제대로 받쳐줘야 한다. 노찬엽 신임 타격코치 역시 젊은 타자들에 주목했다.
그는 "어깨가 무겁다. 젊은 타자들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 이번 애리조나 캠프 과제다. 특히 오지환·정의윤·채은성·김용의 등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중점을 두겠다"며 "지난 시즌 비디오 분석을 통해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연습량을 점점 늘리겠다"고 전했다.
특히 노찬엽 코치는 오지환의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오지환의 타격폼이 많이 바뀌었다. 본인이 지난해 비디오 보면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많이 느꼈다. 올해 가장 발전할 선수 중 하나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젊은 우타자들의 성장 역시 필요하다. 새로 데려온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도 좌타자다. 상대적으로 좌타가 많은 LG기에 젊은 우타자들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천군만마다. 노찬엽 타격코치도 우타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의윤·채은성·문선재·최승준이 제대로 경쟁해야 된다는 뜻을 밝혔다.
노찬엽 코치는 젊은 타자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3단계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먼저 자기 재능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는 타격 기술을 찾는 과정이다. 노찬엽 코치는 "홈구장인 잠실구장을 의식하면 안 된다. 자기에 맞는 스윙을 찾아서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며 "특히 득점권 찬스에서 젊은 선수들은 심리적 불안감으로 긴장을 하게 된다. 이럴수록 자기의 스윙을 자신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과정이 선구안이다. 노찬엽 코치는 현대 야구에서 상대 투수의 투구 수를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그는 "타격 시 호흡과 정신적인 부분을 가다듬어야 선구안도 좋아지고, 타이밍도 잘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다 갖췄다면 마지막은 이제 수 싸움이다. 투수들과의 대결에서 쌓인 데이터를 가지고 승부를 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베테랑은 수 싸움에 능숙하지만, 젊은 타자들은 이를 갖추기 쉽지 않다.
양상문 감독은 향후 2년 정도는 베테랑 타자들의 기량이 유지된다고 예상했다. 앞으로 2년이 대권에 도전 할 적기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변수 중 LG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문제는 바로 젊은 타자들의 분발이다. 1년 내내 투수력으로만 승리할 수 없다. 젊은 타자들의 힘과 화끈한 타격을 통해 편안한 승리도 가져올 수 있어야 기나긴 리그 운영이 수월해진다. 결국 노찬엽 타격코치와 젊은 타자들이 만들어낼 결과에 LG의 대권도전 여부가 달려있는 셈이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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