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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 김요한, 4년의 공백…기적처럼 다시 선 순간 [인터뷰]
작성 : 2025년 09월 02일(화) 09:00

트라이 김요한 / 사진=위엔터테인먼트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그룹 위아이 멤버이자 배우 김요한은 4년간의 공백을 딛고 안방으로 복귀했다. 작품이 계속 엎어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 그는 이번 작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를 만나게 됐다. 그는 "기적처럼 꿈꾸다 온 기분"이라며 "더 강해진 것 같다"는 벅찬 소감을 전했다.

김요한을 한양체고 럭비부원으로 다시 뛰게 해준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극본 임진아·연출 장영석)는 예측불허 괴짜감독 주가람과 만년 꼴찌 한양체고 럭비부가 전국체전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코믹 성장 스포츠다.

김요한은 극 중 한양체고 럭비부 주장 윤성준으로 분했다. 그는 주가람 감독(윤계상), 오영광(김이준), 소명우(이수찬), 도형식(윤재찬), 김주양(황성빈), 표선호(우민규), 문웅(김단) 등과 한 팀으로 똘똘 뭉쳐 지난 한 달 동안 시청자를 웃고 울게 했다. 김요한은 "배우분들, 스태프들, 같이 연습했던 선수분들과 1년 가까이 연습하고 촬영했는데 서운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앞선 화를 보면서 저희의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생각에 기분 좋았고, 많은 시청자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지금은 아이돌이자 배우로 활동 중이지만, 서울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 출신에 어릴 적부터 14년간 태권도 선수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런 김요한에게 럭비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는 "태클이나 슬라이딩을 하면 부상이 늘 따라다녔다. 럭비 드라마인 만큼 부상이 없을 수는 없다. 저뿐만 아니라 럭비부원들이 부상 하나씩은 얻고 갔다"며 "다행히 경기 신이 잘 나와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체고 출신에 선수 생활을 했던 만큼 자신이 맡은 윤성준과 자연스럽게 공감대도 형성됐다. 그는 "성준이 3학년이라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데 1년 밖에 기회가 없는 거다. 저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수술을 해서 한 시즌을 날렸었다. 그래서 대학 교수님들이나 감독님들이 스카웃해 갈 수 있는 게 3학년이 전부였다. 저 또한 성준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그 절박한 심정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단체 종목인 럭비를 해보며 느낀 차이점도 있었을 터. 이에 대해 김요한은 "태권도는 개인 종목이면서 단체 종목인 것 같다. 태권도 시합은 혼자 나가서 뛰는 거지만 훈련은 누가 없으면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트라이 김요한 / 사진=위엔터테인먼트


이어 "우리 럭비부원들과는 촬영 들어가기 전 3개월간 연습하면서 많이 친해졌고 밥도 같이 많이 먹고 단합도 많이 했다. 럭비부끼리 술도 한잔 하면서 작품과 대본 얘기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끈끈함이 있었다. 애드리브 역시 우리끼리 '이렇게 해보자' 하면서 채워 나갔던 기억이 있다. 그런 것이 다 끈끈함에서 오지 않았을까, 친하니까 그런 에너지가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첫 만남이 떠오른다. 저희가 대본 리딩에서 처음 만난 게 아니라 연습으로 처음 봤다. 다들 어색할 만도 한데, 처음 만난 날 다 같이 샤워를 했다. 그 뒤로 볼 거 못 볼 거 다 봐서 그때부터 많이 친해진 것 같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드라마를 봤을 때 이질감이 없게 하려면 잘하기보다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김요한은 "3개월 동안 매주 만나서 럭비 연습을 했다. 럭비 코치님이 계셨다. 기초 체력부터 시작해서 이게 될까 싶었는데 노력하니까 되더라. 3개월 차부터는 럭비 부원들이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폼이 나오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럭비부 주장 역할이었지만 실제 성격은 리더십이 강한 편은 아니라고. 김요한은 "그래서 조금 힘들었다. 중고등학교 때 주장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리더십이 강한 건 아니어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며 "럭비부원들이 저를 주장으로 만들어줬다. 선택이나 결정을 할 때도 '주장' 하니까 제가 진짜 주장이 된 것 같더라. 자연스럽게 포지셔닝이 되고 현장에서도 캐릭터 이름을 부르니까 그래서 리더십이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럭비 선수 역을 위해 체중도 증량했다. 김요한은 "처음 이 작품에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럭비 선수는 체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당시에 바로 웨이트장을 끊었다. 그리고 식단을 시작했다. 벌크업이 우선이라 생각해서 하루에 네 끼 알람 맞춰서 4시간 간격으로 먹었다. 햇반 큰 거에 닭가슴살 두 개, 그리고 김치, 제로 탄산음료 해서 네 끼를 두 달 넘게 먹으면서 증량을했다. 제가 한 71~72kg 나갔었는데 78kg까지 증량했다가 커팅을 해서 73~74kg로 촬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촬영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김요한은 "촬영을 한여름에도 찍고 한겨울에도 찍었는데, 저는 차라리 한여름에 타는 게 더 낫더라"라며 "겨울에 살수차 와서 살수신을 찍으면서 내가 연기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덜덜 떨어서 호흡이 나오는 건지 한 적도 있었다. 뭔가 집중을 하다 보면 그 순간만큼은 춥거나 덥진 않았는데 컷 하면은 굉장히 춥고 더웠던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트라이 김요한 / 사진=위엔터테인먼트


윤계상과 연기 호흡을 맞춰본 소감도 전했다. 김요한은 "선배님은 성격상 진지하게 조언을 못하시는 성격이다. 평상시에 장난도 많이 치시고 럭비부 놀 때 같이 껴서 노는 스타일이다. 촬영 들어갔을 때 코믹신이면 코믹신, 감정이면 충분히 기다려주시는 분이다. 제가 아쉬운 게 있는 것 같으면 먼저 말씀을 꺼내 주시고, 감정 신에서 대사를 내뱉을 때 '충분히 네가 준비됐을 때 시작해'라고 하셨다. 많이 이끌어 주셨다. 케미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태권도 코치였던 아버지와 어떤 점이 다른지 묻자 "저희 아버지는 굳이 비교하자면 손흥민 선수 아버지 손웅정 감독님 같으시다. 1등을 해도 경기 내용이 좋지 않으면 칭찬해주시지 않았다. 이겨도 혼이 났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제가 삐뚤어지지 않았다. 항상 경기장에 와주셨고,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기댈 수 있었던 정신적 지주이시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방송된 Mnet '프로듀스 X 101' 출신인 그는 이후 보이그룹 X1으로 데뷔했지만 프로그램 조작 논란으로 연출자들의 법적 책임이 이어지면서 한 차례 팀이 해체되는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이후 그룹 위아이로 데뷔, 연기 활동도 시작했지만 드라마 '학교 2021' 이후 4년간 공백을 겪었다.

그 이유에 대해 김요한은 "뭔가 계속 잘 안 되더라. 쉬지 않고 연기는 계속 했는데 마지막쯤에 엎어지고, 리딩하고 또 엎어지고, 세 작품 연속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땅바닥으로 꽂히는 기분이 들었다.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로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떠올렸다.

그는 "운동을 했을 때는 학생이었고, 그게 당연히 제 일이라고 생각했다. 경제적인 부분도 그때는 부모님한테 용돈을 받았으니까 걱정은 없었고 그냥 '오늘 운동 힘들다'란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다 제가 이제 사회에 나와서 독립을 하는 시기에 제 일이 연기와 음악이 된 건데, 계속 엎어지다 보니 일자리를 잃어버린 느낌이 너무 컸다. 무엇이든 작품을 해야 경제적으로 유지가 되지 않나. 또 가족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좀 복합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며 "대본은 정말 많이 읽었다. 매일 집에서 대본만 읽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 제가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는 "버틸 수 있었던 건 가족들과 팬분들"이라며 "팬분들께 너무 죄송했던 게 매일 기사만 나가고 시작은 안 하니까 팬분들한테도, 가족들한테도 희망고문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굉장히 죄송했다. 그래서 제가 더 다운됐던 것 같고 집 밖에 잘 안 나오게 된 계기였던 것 같다. 그러다가 '트라이'라는 작품이 왔을 때 저는 반신반의했다. 계속 안 되다가 작품이 들어오니까 믿지 못했던 거다. 그런데 대본을 봤는데 정말 재밌더라. 성준이라는 캐릭터와 고등학교 때 김요한, 그리고 지금의 제 상황이 맞물리면서 공감이 많이 됐었다. 그래서 미팅을 갔을 때 성준이를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갔다"고 밝혔다.

트라이 김요한 / 사진=위엔터테인먼트


그렇게 '트라이'에 캐스팅된 순간을 떠올리며 "저한테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작품이었고, 방영이 되고 나서도 좀 걱정을 했었다. 제가 3~4년간 연기를 쭉 해왔지만 보여준 게 없으니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처음 내보이는 제 연기인데 설레면서 걱정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재밌다', '좋다'는 반응들이 많아서 안도가 됐고, 행복했고, 짜릿했고, 이걸 계기로 저는 과거보다는 앞으로 제가 해야될 것들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힘이 됐던 위로와 조언이 있었는지 묻자 "제 자신한테 계속 되새겼던 것 같다. 어렸을 때 항상 장난처럼 하던 말인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나가겠지' 하면서 버텼다. 그리고 어머니가 '요한아, 괜찮아. 너 이거 안 되면 그냥 대전 내려와서 체육관 같이 하면 되지' 하셨다. 그것 때문에 버텼고 제가 계속 집에 있으니까 (위아이) 멤버들이나 친한 배우, 친구가 와서 같이 술도 먹어주고 그랬다"고 답했다.

이번 작품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을 묻자, 김요한은 "조금 창피하긴 한데 아버지가 체육관 문, 벽면에다가 '트라이' 포스터를 다 붙여놓으셨다. 또 드라마 시작할 때 '본방사수' 이런 것도 문에다가 다 붙여놓으신 거다. 엄마가 그걸 보내주시면서 '네 아빠 이거 하지 말라는데 굳이 이걸 붙여놓는다' 하셨다. 오랜만에 제가 나오니까 좋아하신 거고 그래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를 시작으로 캐스팅 소식도 들려오는 중이다. 김요한은 차기작으로 드라마 '제4차 사랑 혁명', 영화 '메이드 인 이태원'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메이드 인 이태원'에서는 복싱선수 역할을 맡게 됐다. 운동선수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에 김요한은 "이번에 오래 쉬면서 작품이 정말 간절하고 소중하다는 걸 잘 느꼈다. '트라이'가 저한테는 발판이자 시작인 것 같다"며 "운동선수 역을 계속 맡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럭비도 그렇고 복싱도 그렇고 운동선수였던 이미지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서다. 물론 연기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저는 운동선수 이미지를 버리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형사물도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리고 좀 지나서는 임시완 선배님 연기 보고 정말 놀랐는데, 되게 순진하게 생긴 사이코패스 역할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트라이 김요한 / 사진=위엔터테인먼트


현재 위아이 컴백 또한 앞두고 있다. 가수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배우로서의 정체성 중 어느 쪽이 더 큰 것 같은지 묻자 "지금은 배우가 더 큰 것 같다. 계속 연달아서 작품에 몰입해 있다 보니까 지금은 당연히 배우로서의 정체성이 더 큰 것 같다"고 답했다. 김요한은 "올 하반기에 위아이가 컴백을 하는데 조금 걱정이다. 가수로서의 모습을 기다리시는 팬분들도 있으니까 지금 안무를 하나하나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좋은 모습으로 팬분들 앞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X1 멤버들과는 지난달 27일 데뷔 6주년을 자축했다. 김요한은 "단톡방에서 자체 축하를 했다. '축하한다', '데뷔 6주년 축하한다' 하면서 '뭐하고 지내냐' 했다. 1, 2, 3주년, 4, 5, 6주년 지날 때마다 서로 축하를 하고 있다. 생일 축하도 해준다"고 밝혔다.

가수로서의 목표, 배우로서의 목표는 무엇일까. 김요한은 "가수로서의 목표는 현실적인 부분들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멤버들이랑 꾸준히 잘하고 싶은 거다. 준서가 Mnet '보이즈2플래닛'에 출연 중인데 준서를 위한다면 저는 거기서 데뷔하는 걸 응원하는 게 형으로서 역할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군 복무도 있고 그래서 '우리 멤버들 꾸준히 잘 활동할 수 있게 해 주세요'가 목표다"라고 답했다.

이어 "배우로서는 '트라이'를 찍으면서 목표가 생겼는데, 저도 10년, 15년, 혹은 20년 뒤에 누군가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선배가 되는 거다. 누군가의 윤계상이 되는 게 제일 큰 목표다"라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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