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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끝나지 않아"…'나는 생존자다', 신변보호·협박에도 지켜야 했던 약속 [ST종합]
작성 : 2025년 08월 13일(수) 11:56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 / 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나는 신이다'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조성현 PD와 넷플릭스가 4개의 지옥에서 살아나온 '나는 생존자다'로 또다른 질문을 던진다.

1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생존자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조성현 PD가 참석했다.

'나는 생존자다'는 '나는 신이다'의 두번째 이야기로,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네 개의 참혹한 사건, 그리고 반복돼서는 안 될 그 날의 이야기를 살아남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이날 조성현 PD는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측이 제기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상황을 언급하며 "오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15일에 공개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하지란 생각에 무거웠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시즌1에 이어 2년 만에 후속작을 선보이는 조 PD는 "이름을 먼저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1 '나는 신이다'에서 JMS 피해자로 증언한 메이플 씨에 대한 댓글을 보면 반응이 많더라. 특히 마음이 아팠던 것이 '얼마나 바보같았으면 그런 일을 당하고 있냐'였다. 저희를 위해 증언해주셨던 모든 분들은 단순히 피해자가 아니다. 지옥에서 생존했고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생존자다'라는 제목을 미리 정해놓고 기획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이번 후속작 '나는 생존자다'에서는 JMS(기독교복음선교회)와 교주 정명석, 부산 형제복지원, 지존파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까지 총 8개의 에피소드로 다뤄진다.

조 PD는 에피소드 선정 기준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참사, 반복되지 않아야할 참사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봤다. 또 생존자가 남아있는 사건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생존자를 만났고,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은 12년 전 취재했던 형제복지원 사건이었다. 다시 한 번 그 분들을 봤을 때 전혀 다른 사건이었구나를 느꼈다. 그리고 그 분들의 피해와 고통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었다. 잊지 말아야 할 사건, 생존자가 있는 사건, 더불어 현재성이 있는 사건으로 꼽았다. 여전히 일들이 반복되고 있고, 지옥은 끝나지 않았구나를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만큼 많이 울었던 적은 없다"는 조 PD는 "길게는 10시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이렇게까지 몰랐구나란 생각을 했다. 가장 신경 썼던 것은 그간 말할 용기를 내지 못했던 분을 카메라 앞에 나서게 하는 것이었다. 섭외하는데 1년이 걸리기도했다. 한분 한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힘들게 나오게 됐다. 그분들은 이번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는 것에 공감해주셨다"고 강조했다.

사건 속 현장을 생생하게 구현한 PD다. 그는 "감히 말씀드리지만 4개의 지옥을 구현했다고 본다. 형제 복지원은 그당시 있던 설계도와 사진을 확인해 인터뷰 세트를 짓기도 했다. 그분들이 생존해 냈던 환경을 구현하고 그것을 보는 순간 느낄 수 있게 된다. 여전히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지옥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생존자들은 모두 "사과해 달라"고 호소한다고. 특히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언급하며 조 PD "그분들을 가해했던 국가, 경찰, 부산시 그 누구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국가가 피해를 인정하고 보상하기로 했지만 사과는 없었다. 진심어린 사과를 할 용기가 국가에게 있으면 좋겠다"고 힘있게 말했다.

시즌1 이후 수많은 협박과 고소를 당한 조성현 PD다. 최근 조 PD는 "흥신소로부터 저의 대한 뒷조사를 진행한다는 것을 알았다. 경찰소로 가 가족에 대한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그럼에도 시즌2를 이어간 이유는 "약속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조 PD는 "저도 이 고민을 무척 많이 했다. 내가 왜 해야하는지 고민 많이 하게 됐다. 지난 1년 동안 제 이름으로 고소당한 사건을 찾아보니 6건이더라. 한번은 제 아들이 '아빠 감옥가'라더라. 제 마음이 무너지듯 아팠지만 버텨야겠단 생각을 했다. 저희를 믿고 카메라 앞에 서준 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저희 프로그램은 내레이션이 없다. 실제 증언만 가지고 채우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채워넣으며 다양한 시각을 매우 긴 시간에 걸쳐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힘들게 만든 만큼 그정도의 가치가 있던 작업이었다. 지금까지 많이 들었던 이야기라고 하실 수 있지만 선입견을 넘어서는 게 목표이기도 하고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히 알고 있었다는 사건들의 또다른 진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PD는 "이 네가지의 사건에서 개인적으로 집중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은 인간의 존재 가치를 하찮게 여길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다. 한편으로는 또 사회가 인간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질문을 드리고 싶다. 이 시리즈가 끝났을 때 무엇을 구조적으로 바꿔야할지 함께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나는 생존자다'는 오는 15일 공개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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