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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여성 리포터의 우산을 들어줘야 했을까?…NYT "한국, 남녀 갈등 심각해"
작성 : 2025년 08월 09일(토) 00:18

여성 리포터와 인터뷰하는 손흥민-데이비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일각에서 제기된 손흥민(LAFC)의 우산 논란이 한국을 넘어 외신의 보도로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한국시각) '축구 스타 손흥민은 여성 리포터의 우산을 들어줘야 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최근 한국 온라인상에서 불거진 논란을 조명했다.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통해 토트넘 홋스퍼 고별전을 치렀다.

논란은 경기 이틀 뒤인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해하면 한국 여자로서 현타 온다는 사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불거졌다.

글 작성자는 별다른 설명 없이 두 장의 사진을 캡처해 올렸다. 사진에는 경기를 마친 손흥민과 벤 데이비스가 빗속에서 여성 리포터와 인터뷰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에서 손흥민은 왼손에 마이크를 든 채 질문에 답했고, 리포터는 그에게 우산을 씌워줬다. 반면 데이비스는 왼손으로 리포터의 우산을 대신 들어줬고 오른손에는 마이크를 들었다.

이 장면은 온라인 커뮤니티, SNS를 통해 확산됐고 일부 네티즌들은 손흥민을 비판하고 나섰다. 해당 글은 현재 조회수 15만 회를 이상을 기록했고, 댓글도 1800개가 넘게 달릴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인터뷰 당시 손흥민의 뒷모습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당초 손흥민이 뒷짐을 졌다는 비난이 제기됐지만, 그는 오른손에 송출기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 장비 때문에 우산을 들기 어려웠음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은 계속됐고, 일부 국내 언론도 이를 보도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외신까지 나서 사건을 다뤘다. NYT는 논란된 상황을 설명한 뒤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의 댓글을 소개했다.

매체는 "많은 한국 네티즌들은 실망감을 표했다. 한 이용자는 '한국 남성들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현실 반영'이라고 했고, 또 다른 이는 데이비스를 칭찬하며 '대부분의 서양 남성들은 본능적으로 여성에게 배려심이 있다'고 썼다"며 "댓글이 쏟아진 가운데 상당수 한국인이 이 사진에 한국의 젠더 갈등에 대한 자신의 노골적인 감정을 투영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한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발생하는 젠더 갈등은 선거부터 출산율, 연애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드러나는 민감한 문제다. 한국에서 이 논쟁은 점점 더 반대 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극단적 반(反)페미니즘과 급진적 페미니즘, 연애·결혼·출산·성관계를 거부하는 '4B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올해 6월 대선 출구조사에서도 성별에 따른 정치적 분열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20-30대 유권자 중 여성은 대부분 진보 후보를 지지한 반면, 남성은 보수 후보를 선호했다. 반면 중장년층은 성별과 관계없이 비슷한 선택을 했다"며 "젊은 남녀 간의 이념적 격차가 확되대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에서는 독특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의 극히 낮은 출산율 문제가 젠더 갈등에서 일부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한국의 이러한 갈등은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돼야 한다'는 뿌리박힌 유교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분석했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와 최근 '미투 운동' 등으로 페미니즘 가치가 확산되면서 이런 전통적 관념이 도전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전문가의 의견도 함께 전했다. 고민희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NYT를 통해 "사진 한 장이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젊은 세대에서 젠더 갈등이 상당히 심각해졌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온라인 커뮤니티가 이 문제에 대한 시각을 극단적으로 양극화했고, 손흥민의 사진을 둘러싼 분노를 부추겼다. 남녀 모두 사진에 자신의 사상을 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이번 논란은 평소 예의 바르기른 이미지로 알려진 손흥민의 평판과는 상반된다. 프리미어리그(EPL)는 최근 그의 '가장 훈훈한 순간들'을 모아 공개했는데, 이 중에는 그가 경기 전 세리머니에서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재킷을 건네는 장면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 "이번 논란은 유명인의 숙명이지만 사소한 행동에 지나친 해석을 하는 건 위험하다"라는 전문가의 경고를 함께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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