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아시안컵은 아시아 대륙의 최강을 가리는 장소임과 동시에, 새로운 스타들이 발돋움하는 등용문이기도 하다. 이번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숨겨진 진주'들이 대거 등장해 앞으로 아시아 축구를 이끌 스타로 올라섰다.
한국이 배출한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는 이정협(상주)이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 단 4골에 그쳤던 이정협은 아시안컵이 열린 단 3주 동안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군데렐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 등 기존 주전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그 공백을 메워준 것이라 더욱 값진 활약이었다. 뿐만 아니라 세트피스 방어나 전방 압박 같은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제몫을 다하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국 선수들 가운데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오마르 압둘라흐만(알 아인)이 가장 눈에 띈다. '떠오른 스타'라고는 하지만 사실 압둘라흐만은 이미 중동 지역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스타플레이어다. 그러나 지역적 특성상 그동안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압둘라흐만은 이번 대회에서 창조적인 플레이와 공격 전개, 자로잰듯한 패스로 UAE를 3위로 견인했다.
이미 맨체스터 시티 등 유럽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은 바 있는 압둘라흐만은 곧 유럽 리그로 진출할 것이 유력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UAE와 겨루지 않았지만, 앞으로 맞대결할 기회가 있다면 압둘라흐만을 최우선으로 경계해야 할 것이다.
마시모 루옹고(호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잉글랜드 리그1(3부리그) 스윈던시티에서 뛰고 있는 이 무명의 선수를 아는 축구팬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루옹고는 이번 대회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호주의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한국과의 결승전에서는 날카로운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한국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루옹고가 대회 MVP를 차지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마크 브레시아노의 노쇠화로 고민하던 호주는 루옹고의 등장으로
큰 걱정을 덜게 됐다.
한국과 상대한 선수들 가운데서는 우즈베키스탄의 사르다르 라시도프가 기억에 남는다. 아시아 축구의 변방이었던 우즈베키스탄을 어엿한 아시아의 강호로 도약시킨 것은 세르베르 제파로프, 카파제 등 이른바 우즈베키스탄의 '황금세대'였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노쇠화를 드러냈고, 깜짝 등장한 라시도프가 그 빈자리를 메웠다.
특히 반드시 승리해야만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2골을 성공시키며 토너먼트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국과의 8강전에서도 공격진에서 홀로 분전하며 앞으로 '황금세대'가 빠진 우즈베키스탄의 미래를 이끌 선수로 부상했다.
11년 만에 아시안컵 토너먼트 무대 진출에 성공한 중국에서는 순 커의 활약이 눈부셨다. 순 커는 이번 대회에서 3골을 터트리며 새로운 스타로 부상했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북한과 한 조에 속해 8강 진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받았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북한을 연파하며 3전 전승으로 8강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순커는 첫 경기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1골, 북한과의 경기에서 2골을 작렬하며 8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들 외에도 득점왕을 차지한 마브코트(UAE), 한국의 새로운 수문장 김진현, '제 2의 이영표' 김진수, 신예 스트라이커 아즈문(이란) 등이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아시아 축구의 스타로 부상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은 새로운 스타들의 등장이 있어, 더욱 볼거리가 풍성한 대회였다.
이상필 기자 sp907@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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