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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 "기분이 엄청 좋진 않아…현진이 형은 저의 대투수"
작성 : 2025년 07월 27일(일) 07:45

김광현 / 사진=신서영 기자

[대전=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18년 만에 성사된 두 좌완 에이스의 맞대결. 김광현도 의식하지 않을 순 없었다.

SSG는 26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9-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SSG는 45승 3무 46패를 기록, 7위를 유지했다.

단독 선두 한화는 57승 3무 35패를 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두 좌완 선발이 18년 만에 처음으로 맞붙은 경기로 관심을 모았다.

SSG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6이닝 6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 시즌 6승(7패)을 따냈다.

김광현은 81개의 공을 던지면서 직구 26구 슬라이더 27구 커브 14구 체인지업 14구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 평균 구속은 145km가 찍혔다.

타선에선 김성욱이 4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류현진의 '천적'으로 알려진 최정도 1회 결승타를 터트리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날 최정은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반면 류현진은 1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실점을 기록, 패전의 멍에를 썼다.

류현진은 32개의 공을 던지면서 직구 18구 체인지업 6구 커터 5구 커브 3구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 최저 구속은 141km가 나왔다.

결국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두 좌완의 선발 맞대결은 류현진이 일찍 마운드를 떠나며 허무하게 종료됐다.

경기 후 김광현은 "모든 사람들이 그랬듯이 저 또한 의식했다. 의식이 안 될 수가 없는 경기였다. 오늘 몸 풀 때 처음으로 이어폰을 꼈다. 혼자 집중하려고 했다. 대전 구장이 매진도 자주 되고 함성도 커서 긴장이 더 됐다"고 말했다.

이날 SSG는 무사 1, 2루에서 터진 최정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후 기세를 올린 SSG는 빅이닝을 완성했다. 에레디아가 2루타를 터트리며 1점 더 추가했고, 고명준도 볼넷을 골라내며 다시 모든 베이스를 채웠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김성욱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내며 모든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고, SSG는 1회부터 대거 5득점하며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려보냈다.

김광현은 "1점만 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1점을 지원받고 시작하는 거랑 안 받고 시작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며 "1회 (최)정이 형이 치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 사실 후반기 들어 야수들이 타격 부문에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 그 부분을 만회한 것 같아서 고맙다.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잘 이겨내서 좋은 성적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판정승을 거뒀지만 류현진의 조기 강판은 김광현에게 마냥 기쁜 일은 아니었다. 그는 "야수들에겐 미안하지만 저도 낭만이 있어서 서로 완투까지는 아니더라도 호투를 펼쳐서 투수전이 됐으면 하는 꿈이 있었다"며 "(류)현진이 형은 저한테 있어 항상 따라가야 하고 올려다봐야 하는 투수였기 때문에 사실 기분이 엄청 좋지 않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서로 좋은 컨디션에서 최고의 피칭으로 맞붙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SSG 구단에 따르면 이날 경기를 앞두고 SSG 선수단은 김광현의 승리를 위해 "우리 캡틴 마운드에서 혼자 싸우게 하지 말고 야수들이 도와주자"며 한국시리즈 7차전을 가정해 사즉생의 각오로 경기에 임하자고 했다.

SSG는 "선수들이 타석에서의 끈질긴 모습, 전력질주, 과감한 주루, 번트, 수비 등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하자고 의기투합했다. 더그아웃에서도 에레디아를 비롯해 선수들이 에이스의 호투에 목청껏 파이팅을 외쳤고 이숭용 감독과 코치들도 어느 때보다 에이스의 피칭과 타자들의 응원을 독려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김광현은 "(선수단의 의지가) 느껴졌다. 너무 감사하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에서도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어떻게 보면 주장으로서 팀 성적이 떨어진 것이 제 탓인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결의를 다져줘서 야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야수들에게) 호의를 더 베풀어야 할 것 같다. 안타 치면 5만 원씩이라도 줘야 하나"라고 웃었다.

이날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나왔다는 말에 김광현은 "거짓말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올해 150km 안 나오면 어쩌나 했는데 나와서 다행이다. 엔트리에 빠졌을 때 어깨 뭉침 증상이 있어서 루틴도 바꾸고 노력했다. 현재 몸은 완전히 좋아진 상태인데 부상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거고 나이도 있기 때문에 시즌 끝까지 조심하면서 잘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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