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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묵묵히 걸어가는 톱스타 [인터뷰]
작성 : 2025년 07월 22일(화) 08:00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 사진=MYM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톱의 자리에 있지만, 분량은 상관없었다. 10년 만에 영화임에도 추구하는 가치관과 방향성이 맞다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질 줄 아는 배우 이민호의 이야기다.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이민호는 극 중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 역을 맡았다. 회귀 스킬로 모든 시나리오를 클리어할 수 있는 압도적인 실력과 강인함을 가진 인물이다. 이민호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카리스마와 '멋있음'을 가진 유중혁을 이질감 없이 녹여냈다.

이번 작품은 이민호가 10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여러 시나리오를 접어두고 '전지적 독자 시점'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이민호는 "사회의 방향성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점점 고립화되어가고 있는데, 영화에선 사람은 함께 할 때 빛이 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갖고 있어 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추구하고 싶은 가치관도 유중혁과 닮았기에 마음이 움직였단다. 이민호는 "비록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삶이더라도 주어진 것을 사명처럼 받아들이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추구하고 싶은 가치관과 비슷했다"고 얘기했다.

"판타지는 정말 하기 싫었다"는 이민호다. 그는 "너무 이민호스러운 선택이란 평가를 받을까 봐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갖고 싶은 지점이 있었고, 진실하게 소통을 하고 싶었다.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었다"고 밝혔다.


작품 속 유중혁은 등장부터 끝까지 '멋있음'의 의인화로 그려진다. 동시에 멸망한 세계 속 살아남고자 하는 처절함을 지닌 인물로, 설득력이 중요했던 캐릭터라고.

이민호는 "등장과 함께 나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너무 싫었다. 실제로 제가 계속 주인공 같은 것만 하고, 멋있어 보이는 것만 한다는 이미지를 주는 것 같아 고민이 많이 됐던 지점이었다"며 "완성된 영화 내에선 유중혁의 서사가 많지 않다. 보통은 서사와 주인공스러운 면모가 있을 때 공감을 얻는데, 여기선 서사가 배제된 설명이었다. 그 부분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가져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유중혁의 역할은 세계관의 대변이라고 생각했어요. 캐릭터가 갖고 있는 정서가 가벼워지면 세계관이 가벼워지기 때문에 결국 처절해야 했고, 그 안에서 살아내고 있는 인물로 보이고자 했어요. 어떤 내면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 많이 했죠".

이민호는 이번 '전지적 독자 시점'에 대해 "저희 영화가 느낌표나 마침표로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은) 물음표를 던져주는 신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음 편으로 더 진행이 된다면 유중혁의 다른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편에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분위기 무드 정서를 보여줬다면 다음 편에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민호는 '전지적 독자 시점' 공동 제작에도 이름을 올리며 점차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결국 한국 IP가 글로벌로 진출한 건 당연히 좋은 지점이다. 진출 과정 속 한 명의 일원으로서 어떤 부분으로든 도약하고 전파되는 과정에 당연히 참여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콘텐츠에는 많은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점점 더 콘텐츠나,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 인간으로서 느껴지는 이야기가 앞으로 중요해질 거라 생각된다. 여건이 된다면 콘텐츠와 관련된 일을 놓치지 않고 가고 싶다"고 희망했다.

배우로서의 이민호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단다. "사실 한 번도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그런 모습에서 유중혁과 닮아있더라. 주어진 상황 속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 10년 뒤 제가 어떨지 모르겠다. 그냥 건강해 보였으면 좋겠다. 누가 봐도 저 인간은 괜찮다는 평을 들었으면 좋겠다. 인간으로서 그런 평가를 들으면 당연히 좋은 배우라는 평가도 들을 것 같다"며 "곁에 두고 싶은 사람, 본질적인 고민들을 하는 사람말이다. 점점 더 인간이 인간다운 게 뭔데라는 질문을 하는 게 유니크한 사회가 될 것 같다. 그래서 콘텐츠에 관련된 일을 더더욱 하고 싶어 진다"고 솔직히 말했다.

'파친코' 이후 전환점을 맞이한 이민호는 "20대 때는 저의 원동력의 기반은 책임감이었다. 아무래도 책임감이 크다 보니까 돌발적인 사고나 변주를 줄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었다. 지금은 처음 드는 감정을 배제하는 정도로, 시작하는 사고가 달라졌다. 30대 초반 '파친코'를 만나기 전쯤이었다. 이 에너지로는 앞으로 10년을 건강하게 가져가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파친코' 대본을 받고 , 이런 환경 이런 캐릭터라면 새로운 것을 느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받았다. '파친코'는 저에게 큰 영감을 주고 삶을 대하는 태도, 추구하는 계기를 확 바꿔준 계기가 됐다"고 담담히 말했다.

"저의 20대는 경험의 시간이었어요. 30살 중반까지는 경험을 정의하는 시간, 지금은 다시 경험하는 시기로 돌아가는 것 같네요. 여기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건 자유죠. 책임을 질 수 있는 어른으로서 자유를 지고 싶어요. 다양한 경험으로 채워서 앞으로 10년을 건강한 에너지로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요".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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