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신선한 괴기스러움은 인정하지만 공포라기엔 약하다. '호러퀸다경' 주현영의 첫 주연작이란 의미만 남은 '괴기열차'다.
9일 개봉된 영화 '괴기열차'(감독 탁세웅·제작 디믹스스튜디오)는 조회수에 목마른 공포 유튜버 다경(주현영)이 의문의 실종이 연이어 발생하는 광림역의 비밀을 파헤치며 끔찍한 사건을 맞닥뜨리게 되는 미스터리 호러 영화다.
영화는 뷰티 유튜버에게 밀려 침체기를 겪고 있는 다경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다경은 조회수를 위해 미스터리한 일이 끊이질 않는 광림역을 찾아가 역장(전배수)을 만난다.
역장은 다경에게 역에 얽힌 괴담을 풀어낸다. 다경은 이를 자신의 공포 콘텐츠로 활용, 높은 조회수를 얻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다경의 욕심은 커져만 간다. 더욱 자극적인 이야기를 원하던 다경은 급기야 직접 괴담을 확인하러 나선다. 다경은 자신이 어리석었음을 깨닫지만, 후회하긴 이미 늦었다. 미스터리한 일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된다.
'괴기열차'는 4가지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다경은 역장으로부터 4개의 '괴담'을 듣게 되고, 이 과정에서 관객은 다경의 입장과 동일시된다. 각 에피소드는 길지 않아 몰입도는 나쁘지 않다. 어디선가 들어본 '오싹한 이야기 모음집'처럼 다가온다.
'괴기열차' 속에 기괴하고 섬뜩한 비주얼도 볼만하다. 열차 안 괴이한 문양, 뷰티 유튜버 얼굴에 핀 꽃 등 영화관을 나선 뒤에도 생각날 만큼 깊은 잔상을 남긴다.
하지만 호러물이라고 생각하면, 맥이 빠진다. 전반에 깔린 기괴한 분위기, 초반 깜짝 놀라는 구간을 제외하면 공포 수준은 초심자가 봐도 무방할 정도다.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분위기 환기를 위해 코믹한 지점을 곳곳에 녹여냈지만, 무게 중심이 한쪽에 쏠려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괴기열차'가 달리는 이유도 속 시원하게 알 수 없다. 더 높은 조회수를 갈망하던 다경이 어리석게 최후를 맞이하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괴기열차'가 숨기고 있는 비밀은 풀리지 않는다. 추측과 떡밥만 남길 뿐,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주현영은 이번 작품으로 장편영화 첫 주연을 맡게 됐다. 'SNL 코리아' 이미지가 벽이라면 벽이었을 터다. 하지만 자신의 코믹스러운 이미지와 '괴기열차' 다경 사이의 선을 잡는데 성공했다. "호러퀸다경입니다"라는 시그니처 멘트를 외치고, 욕망에 사로잡혀 끝을 내달리는 다경의 모습까지 변화된 모습을 잘 표현해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재회한 배우 전배수와의 티키타카 호흡도 자연스럽다. 러닝타임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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