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올해 톰 크루즈는 12번째 내한이라는 타이틀을 썼고, 스칼렛 요한슨도 8년 만에 한국 팬을 만났다. '내한이 곧 흥행'이란 말은 옛말이 돼버렸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해까지 '탑건: 매버릭' '아바타2: 물의 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미션 임파서블: 데브 레코닝 파트 원' '바비' '아가일' '듄: 파트2' '데드풀과 울버린' 등 작품 속 할리우드 배우들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국내 취재진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한국 팬들과 진정으로 호흡하는 등 홍보 일정을 소화했다. 내한 기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목격담으로 주목받기 일쑤다. 할리우드 배우의 내한은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공항에서부터 행사장까지 그 관심은 매우 뜨겁다.
다만, 흥행에 미치는 영향은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지난해 헨리 카빌,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샘 록웰이 내한한 '아가일'은 누적 관객 14만 명뿐이었다. 마고 로비도 '바비'로 한국을 찾았으나, 관객수는 58만 명으로 100만을 돌파하지 못했다.
티모시 샬라메는 '듄: 파트2'로 5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웡카' 흥행과 맞물려 관심 받았으나 201만 명이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데드풀과 울버린'도 휴 잭맨, 라이언 레이놀즈도 한국을 찾았지만, 197만 명에 그쳤다.
코로나 이후 내한 홍보로 체면을 차린 작품은 420만 명을 기록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822만 명을 기록한 '탑건: 매버릭', 1080만을 돌파한 '아바타2: 물의 길'정도다.
내한 홍보가 흥행으로 직결되지 않는 이유에는 극장가의 침체, 문화적 이슈, 흐름 등 다양한 변수가 있겠다. 하지만 흥행의 중요한 척도는 결국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 재미다. 코로나 시기를 겪어오면서 한국은 아시아 진출의 패스트 마켓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관객들의 눈은 그만큼 높아졌고, 까다로워졌다. 여기에 한국팬들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의 출연, 두터운 신뢰가 뒷받침 된다면 흥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올해 한국을 찾은 톰 크루즈와 스칼렛 요한슨은 체면치레를 했다. 12번째 내한으로 남다른 한국 사랑을 입증한 '친절한 톰아저씨' 톰 크루즈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프로 내한러로 불리는 감독과 배우들의 팬서비스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더니, 지난 5월 17일 개봉 후 올해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특히 어려운 극장가 상황에서도 개봉작 중 가장 빠른 속도로 300만 관객을 돌파, 지난 7일 누적 관객 337만 8031명을 모았다. 올 개봉작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 '야당'의 337만 7849명보다 앞선 성적이기도 하다.
지난 1일 8년 만에 한국을 찾은 스칼렛 요한슨도 있다. 기자 간담회뿐 아니라 팬 레드카펫, tvN 예능 '유 퀴즈 온더 블럭'을 통해 팬과 소통하기도 했다. 1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하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이하 '쥬라기 월드')은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하더니, 누적 관객수 역시 123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관객들이 갖고 있는 특이성이 있다. 한국 관객들이 패스트 마켓으로 위상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 시장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면 할리우드 배우들이 올 이유는 없다"며 "이와 별개로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건, 실제 영화 산업이 전체적으로 불황이기 때문이다. 극장을 많이 가지 않는 부분들도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결과치가 나오고 있지 않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도 "아시아에서 성공하려면 한국에서 성공해야 한다. 외국 배우들이 한국에 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선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출연시키고, 팬 미팅을 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게 가장 좋은 서비스"라며 "이제 상수가 돼버린 거다. 내한 효과가 있냐 없냐가 아니라 이것이라도 안 하면 안 된다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시장 특성 관객 특성을 잘 분석하고, 맞춤식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여전히 내한은 굉장히 중요한 마케팅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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