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중국과 맞붙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늘(7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중국과 대회 개막전을 치른다.
동아시안컵이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부산에서 열린 2019년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한국은 2003년 시작해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이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5회(2003·2008·2015·2017·2019)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대회에서 일본에 패해 4연패가 좌절됐던 한국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서 설욕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은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각 팀마다 처한 상황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모두 이 대회가 현재 또는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리그 경기를 하고 온 일본도 있고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팀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쉬운 경기가 되진 않겠지만 모든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손흥민, 김민재 등 유럽, 북미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소집하기 어렵다.
때문에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위주로 대회 명단이 추려졌다. 26명의 소집 선수 중 K리그 소속이 무려 23명이다. 나머지 3명은 일본 J리그에서 뛰는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나상호(마치다 젤비아)다. 또 이호재(포항 스틸러스), 강상윤(전북 현대) 등 9명의 선수가 이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홍명보호는 이번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본선행을 확정한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젊은 K리그 선수들을 대거 발탁함으로써 신예 발굴 및 유럽파와 대표팀 내 경쟁 구도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향후 월드컵 무대를 대비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홍 감독 역시 북중미월드컵을 대비해 이번 대회에서 국내파 선수들의 능력을 파악해 옥석을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첫 소집 훈련에서 "직접 한번 가르쳐 보는 것 하고 보는 거하고 다르다. 선수가 얼마만큼 기량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고, 테스트라는 명목 하에 제가 보기엔 전쟁이 벌어졌다고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홍명보호의 첫 상대 중국은 최근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이다.
중국은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 3승 7패(승점 9)로 C조 5위를 기록,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중국축구협회는 2026년 7월까지 동행하기로 했던 브란코 이바코비치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고,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끌던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이 임시로 중국 축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주르예비치 감독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기이고, 좋은 시작을 하고 싶다. 좋은 선수들을 보유한 만큼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길 희망한다. 다른 세 팀은 강팀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도록 하고 싶고, 더 나은 시작이 되길 희망한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 왔을 때 더 나은 기량을 내는 것이 목표였다.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성과를 내야만 한다. 이번 대회는 우리의 새로운 시기이자 새로운 시작"이라며 "이번 대회는 우리 선수단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월드컵 본선을 위한 목표가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팀과 선수들은 발전할 것이며, 선수들이 월드컵을 위해 스스로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상대 전적은 한국이 중국에 38경기 23승 13무 2패를 기록,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부터 지난해 6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까지 최근 5경기 연속 승리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이에 현지에서는 '한국 축구에 대한 중국의 두려움'을 뜻하는 '공한증'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주르예비치 감독 역시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서 처음 지도한 경기에서 한국을 만났다. 지금까지 한국과 네 번을 만났는데, 아시아 축구의 선두 주자와 맞서며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치켜세웠다.
전적에서도, 전력에서도 앞서는 한국이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0년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에 사상 첫 패배를 당했다. 당시 한국은 중국에 0-3으로 완패했다. 2017년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도 0-1 충격패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중국은 15년 전 같은 대회에서의 좋은 기억을 갖고 경기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한편 한국은 7일 중국과 대회 첫 경기를 치른 뒤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맞붙는다. 이번 대회 모든 경기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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