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진수 기자]프로축구 '신생팀' 서울 이랜드FC가 팬들과 함께 힘찬 닻을 들어올렸다. 서울 이랜드 마틴 레니 감독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렉싱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시즌 포부와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레니 감독이 제일 강조했던 것은 '팬들과의 소통'이었다.
그는 "역사적인 시즌에 참가해서 긴 여정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팬이 없으면 클럽의 존재가 가치가 없다"며 팬들의 성원과 지지를 부탁했다. 함께 자리한 골키퍼 김영광(31)은 "첫 경기부터 함께 하면 선수들이 실력 이상으로 운동장에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팬들을 강조한 서울 이랜드의 행보는 곧바로 이어졌다. 오후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공식훈련에 팬들을 초청했다. 사전에 초청된 팬들로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약 150여명의 팬들이 서울 이랜드의 훈련을 보기 위해 참석했다. 앳된 고등학생부터 외국인까지 남녀노소 다양했다.
이날 공식 훈련 전에는 뜻 깊은 행사도 있었다. 서울 이랜드 선수단과 소외계층 아이들 간의 미니 축구교실이 열렸다.
송파구에 있는 누리미, 그린리버 지역아동센터에서 온 아이들이었다. 선수단과 아이들은 처음에는 다소 낯설어했지만 금세 어울렸다. 프로축구 선수들과 공을 찰 수 있다는 기쁨이 얼굴에 가득했다. 레니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띄었다.
서울 이랜드 팬들이 29일 효창 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의 훈련을 보고 있다./서울 이랜드 제공
잠시 휴식을 취하러 들어간 서울 이랜드 선수단이 재등장했다. 팬들이 주위를 둘러쌓아 선수단이 지나가는 길을 만들었다. 선수들은 팬들의 환호성과 박수 속에 그라운드에 속속 등장했다. 팬들은 바로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선수들의 모습을 찍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레니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훈련할 시간을 오래 기다렸다. K리그에서 팬들과 소통하고 숨 쉬는 구단을 꿈 꾼다"며 "우리가 팬들에게 박수를 주고 싶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선수단의 훈련이 시작됐다. 팬들은 그라운드 바로 옆에서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곳곳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가까운 만큼 팬들은 선수들의 호흡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레니 감독이 상상한 것들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었다.
아들과 함께 찾았다는 오지 바스케츠(35·미국)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새 축구팀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 시즌권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한 고등학교 여성 팬은 주민규를 위해 도너츠를 가득 준비했다. 그는 "3년 전에 고양HIFC에 있을 때부터 팬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이랜드의 김영광이 29일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첫 훈련에 앞서 운동장으로 나오고 있다./김진수 기자
훈련은 두 시간가량 진행됐다. 가볍게 몸을 푼 선수들은 5명씩 뭉치는 게임을 하는 등 재미있게 진행했다. 조끼를 바꿔가면서 미니게임도 실시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프로축구 '신생아' 팀의 첫 훈련을 함께 했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서울 이랜드와 어울렸다. 이제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산뜻한 출발이다. 이 기운을 더 끌고 올라가야 한다. 축구팬들은 기다리고 있다. 날씨는 추웠지만 서울 이랜드와 팬이 만들어낸 온기는 따뜻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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