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FC 서울이 포항 스틸러스에 4-1 대승을 거뒀음에도 서울 팬들은 웃음이 아닌 분노를 드러냈다.
서울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7승 9무 5패(승점 30)를 기록, 6위로 도약했다.
하지만 서울 팬들은 대승에도 쉽사리 웃지 못했다.
바로 팀의 리빙 레전드인 기성용이 포항으로 이적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지난 25일 기성용과의 이별을 발표했고, 기성용 역시 SNS를 통해 서울과의 결별 이유와 포항으로의 이적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2006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부터 11년 간 유럽에서 활약한 뒤 2020년 친정팀인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돌아왔다.
K리그 통산 198경기 14골 19도움을 모두 서울에서만 기록한 서울의 원클럽맨이었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이 오면서 출전 시간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올 시즌은 8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최근엔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팀 전력에서 제외됐다.
결국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을 찾다가 포항과의 손을 잡았다.
이에 서울의 팬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도 경기 시작 전부터 '김기동 나가'라는 구호를 연호했고, '전술 짜랬지, 정치 하랬냐?', '헌신의 끝은 예우 아닌 숙청' 등의 글씨가 적힌 걸개가 경기장에 가득했다.
특히 득점 상황에서도 기뻐하는 것과 동시에 화면에 김기동 감독이 잡히면 '김기동 나가'를 외치는 순간은 이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또한 다수의 팬들이 기성용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들어왔고, 기성용 응원가를 경기 중에도 부르며 팀 레전드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팀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전 사전 인터뷰에서 이번 기성용 이적 사가에 대해 "팬들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어 감독으로서 마음이 무겁다. 팬들이 지금 상황에 대해 느끼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서울에 대한 진심과 마음은 분명하다. 경기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서울이 이런 행보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서울을 대표하는 공격수였던 박주영은 기성용과 같이 유럽 생활을 마무리한 뒤 서울로 리턴했지만, 경기 시간을 보장 받고자 울산 HD로 이적했다.
기성용과 함께 한국 축구의 레전드 중 한 명인 이청용 역시 유럽 생화을 마친 뒤 서울이 아닌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국내 선수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 역시 해당된다.
서울 역사상 최고의 외인으로 꼽히는 데얀은 라이벌 팀인 수원 삼성으로 이적했고, 서울 구단 최초의 외국인 주장이었던 오스마르는 서울을 떠나 K리그2 서울 이랜드에서 몸담고 있다.
이러한 팀의 레전드를 떠나보내는 서울의 행보에 팬들은 많은 아쉬움과 실망을 드러냈고, 이번 기성용 이적 사가가 그들의 참고 있던 분노가 터진 사건이 된 것이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