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홍 기자]
패.완.얼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이 있다. 패션의 완성은 옷이 아닌 외모가 판가름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패·완·얼'이 아닌 '패·완·양'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패션 양말 브랜드 '램프 오브 브랜드'의 대표 권남훈 디자이너다. 그에게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 아니라 '양말'이다.
해외에서는 양말이나 속옷을 패션으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에 국내 소비자들은 양말을 패션의 일환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권남훈 디자이너는 "양말이 패션에서 저평가 되고 있다는 인식을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램프오브뮤즈'라는 브랜드 이름은 권남훈 디자이너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다. '램프'는 어둠 속에서 불을 밝히는 도구로, 통상적으로 '아이디어'를 뜻한다. 또 '뮤즈'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예술과 학문의 여신이다. 요컨대 '램프오브뮤즈'는 램프 또는 뮤즈처럼 자신의 영감으로 양말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그는 원래 의상을 전공했다. 하지만 시장의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고 판단해, 패션 양말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다행히 국내에는 양말 브랜드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그는 양말 시장을 개척하고자 마음먹었다.
하지만 패션 양말 브랜드를 시장에서 활성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권 디자이너는 "국내 양말은 다른 의상보다 단가가 매우 낮다"며 "디자이너가 만들고 생산하기에는 수익률이 저조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지만 해외에서는 패션 양말이 3~5만대 가격"이라며 "현재 홍콩 대만 중국 등 아시아를 중점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양말에 대한 국내 인식도 바꾸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양말은 다른 의상보다 디자인이 한정돼 있다. 따라서 재질로 승부하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인지 권 디자이너는 속이 비치는 '시스루 양말', 징이 박힌 '스터드 양말' 등 다양한 재질의 패션 양말을 시도하고 있다. 이 상품들은 현재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 그는 "최근 패션 추세를 봐도 바지를 롤업해서 입는 경우가 많아 양말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양말의 디자인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램프오브뮤즈'는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가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디자인이 해외 매거진 또는 스트리트 샵에서 볼만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권 디자이너는 "본래 디자인 컨셉은 스케이트보드 양말로 하려고 했다"며 "결국 시장의 블루오션이라는 측면 때문에 스트리트 컨셉의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디자이너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색다르고 독특한 양말을 만들 것"이라며 "더 많은 아이디어로 더 좋은 양말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다양한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협업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홍 기자 choihong21@stoo.com
사진= 방규현 기자 qkdrbgu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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