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묵은 때를 벗은 느낌이다"
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정윤지가 소감을 전했다.
정윤지는 1일 경기도 양평의 더스타휴 골프&리조트(파72/예선 6787야드, 본선 667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8000만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199타를 기록한 정윤지는 2위 이채은2(16언더파 200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키며 이룬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시즌 첫 승, 통산 2승째.
정윤지는 지난 2022년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5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이후에는 우승 없이 준우승만 4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약 3년 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하며 그동안의 아쉬움을 모두 씻었다.
정윤지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라는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 꿈으로만 꿨고, 말로만 하고 싶다고 했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룰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긴장감으로 인해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정윤지는 "중간에 자주 깼다. (코스에 오니) 피곤함도 생각 나지 않을 정도로 긴장됐다"면서 "4타 차 선두여서 긴장은 됐지만 조금이나마 안정감은 있었다. 다른 때와 다르게 욕심을 조금 버리고 시합에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정윤지는 샷에 비해, 퍼트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샷과 퍼트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특히 우승을 결정지은 최종 라운드 18번 홀 버디는 이번 대회의 백미였다. 약 4.6m 거리의 쉽지 않은 퍼트였지만, 정윤지의 퍼터를 떠난 공은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윤지는 "그동안 연습을 하면 샷에 비중을 많이 두던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쇼트게임, 특히 퍼트에서 미흡한 부분이 컸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퍼트 연습을)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샷도 좋았지만 이번에는 퍼트가 잘 떨어져줘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18번 홀 버디 퍼트 상황에 대해서는 "리더보드를 보고 넣지 못하면 연장전에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꼭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3년 전 우승을 확정 지었던 퍼팅을 많이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응원을 보내 준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정윤지는 "5월에 어버이날, 부모님 생신, 결혼기념일이 다 있었는데 선물을 못해드렸다. 선물로 '우승해 줄게'라고 말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우승이라는 선물로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 상금도 많이 받았으니 가족들에게 선물을 사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정윤지는 "매 시즌 목표는 우승이었다. 2023년과 2024년에 우승을 못하다 보니 올해는 목표를 우승으로 잡긴 했지만 꾸준히 상위권에 드는 것에 포커스를 두자고 생각했는데, 우승이 찾아와 묵은 때를 벗은 느낌"이라면서 "첫 우승 이후 지난 날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많이 괴롭혔던 것 같다. 이제는 스스로를 그만 괴롭히고 골프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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