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이예원이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시즌 2승, 통산 8승을 달성했다.
이예원은 11일 경기도 용인의 수원 컨트리클럽(파72/659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8000만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낚으며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이예원은 2위 홍정민(12언더파 204타)의 추격을 2타 차로 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4월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던 이예원은 약 한 달 만에 다시 승전고를 울리며 시즌 2승을 달성, 올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더불어 2023년(3승), 2024년(3승)에 이어 3년 연속 다승을 달성하며 통산 8승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이기도 했던 이예원은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우승 모두 와이어 투 와이어로 달성하며, KLPGA 투어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됐다.(1997-1998년 SBS프로골프최강전 김미현, 2006-2007년 KB국민은행 스타 투어 1차 대회 안선주, 2022-2024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박민지)
또한 이번 우승으로 우승상금 1억8000만 원, 대상포인트 70점을 획득하며 상금(5억296만4532원), 대상포인트(221점), 평균타수(69.6364타) 부문 모두 1위로 올라섰다.(상금 2위-홍정민 5억224만 원, 대상포인트 2위-방신실 191점, 평균타수 2위-방신실 70.0417타)
이날 이예원은 2위에 5타 앞선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하지만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김민별이 1번 홀부터 6번 홀까지 6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공동 선두로 따라붙었다.
파 행진을 이어가던 이예원은 6번 홀에서야 첫 버디를 신고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지만, 김민별도 11번 홀 버디로 응수하며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그사이 문정민과 홍정민도 꾸준히 타수를 줄이며 선두 그룹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우승의 향방은 미궁으로 빠졌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선수는 이예원이었다. 공동 선두를 달리던 김민별이 13번 홀과 14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밀려났고, 15번 홀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됐던 문정민도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그사이 이예원은 15번 홀에서 약 6.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2타 차 선두가 됐다.
이후 홍정민이 17번 홀 버디로 다시 1타 차로 따라붙었지만, 이예원은 16번 홀과 17번 홀을 파로 막아내며 리드를 지켰다. 이어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약 4.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자축했다.
이예원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정말 2연패를 하고 싶었다. 행복하다"며 "(이 대회가) 좋아하는 코스이기도 하고, 매년 성적이 좋았다. 내 자신을 믿고 플레이해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예원은 또 "10번 홀에서 리더보드를 처음 봤는데 2위와 1타 차여서 지키는 플레이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경기를 돌아본 뒤, "(18번 홀에서)세컨샷을 그린 위에 올리고 2퍼트만 해도 우승인 것을 알았지만, 멋있게 마무리하고 싶었다. 라이가 쉽고 잘 보여서 자신 있게 스트로크했다"고 설명했다.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이예원은 "지난해 하반기에 체력적으로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몸이 잘 따라주지 않아서 힘들었다"면서 "올해는 동계훈련 때 준비를 열심히 해서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밤에 공원에서 러닝을 많이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목표로는 단독 다승왕을 꼽았다. 이예원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3승을 수확했지만 2023년에는 임진희(4승)에게 다승왕 타이틀을 내줬고, 2024년에는 박현경, 배소현, 박지영, 마다솜과 공동 다승왕을 기록한 바 있다. 이예원은 "4-5승은 해야 단독 다승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홍정민은 마지막 날 8타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하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했지만, 이예원을 따라잡기에는 2타가 모자랐다. 지난주 KL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던 홍정민은 올 시즌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기록 중인데, 준우승한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모두 이예원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김민별과 문정민은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신유진은 10언더파 206타로 5위, 임희정은 9언더파 207타로 6위, 성유진과 김수지, 고지우가 8언더파 208타로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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