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박찬욱 감독부터 김성수 감독까지, 현 시국을 향한 영화감독들의 소신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은 17일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제11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지난해 개봉해 누적 관객수 1312만명을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날 김성수 감독은 "개봉하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져서 너무 많은 사람이 봐줬다. 너무 큰 행복감을 느꼈다. 내가 늘 감사한 분들은 바로 관객들"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성수 감독은 "한편으론 왜 이렇게 ('서울의 봄'을) 많이 볼까. 특히 젊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아줄까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다"며 "얼마 전 개봉 후 1년이 지난 12월 3일에 정신 나간 대통령이 갑자기 어처구니없는 친위 쿠데타를 벌였다"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사태를 언급했다.

김 감독은 "그날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가고, 또 전국 각지에서 젊은 사람들이 뛰쳐나와 탄핵을 찬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관객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왜 우리 영화를 많이 봐줬는데 깨달았다"며 "위대한 관객들을 맞이한 영화 감독으로서 이전과 다른 어떤 방식으로 말을 걸고,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지 걱정이 있다. 반면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관객들을 앞두고 이야기꾼으로서 흥분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감독에 앞서 박찬욱 감독 역시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소신을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 8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탄핵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한 명이라도 더 참여를 해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지난 14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참여 시민들을 위해 여의도의 한 빵집에서 선결제 응원에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된 사진 속엔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이름으로 '윤석열과 헤어질 결심' '국민이 그렇게 만만합니까'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이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속 명대사를 인용한 문구다.

앞서 이들을 포함한 가성문, 강윤성, 강형철, 김곡, 김선, 김미영, 김보라, 김성훈, 김세인, 김지운, 노덕, 박이웅, 방은진, 봉만대, 신수원, 안국진, 엄태화, 원신연, 윤단비, 이경미, 이광국, 이란희, 이랑, 이명세, 이언희, 이종필, 이주영, 이준익, 이지원, 임필성, 임흥순, 장우진, 장항준, 정윤철, 정주리, 최국희, 허진호, 홍석재, 홍지영, 황윤 감독 등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영화인 일동 2차 긴급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1차 성명 당시엔 봉준호, 정지영, 장준환 감독 등이 함께 했다.

스크린을 통해 한 시대를 담아내는 영화 감독들 역시 현 정국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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