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선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다만 '셀프 '승인'이란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소위원회는 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 신관에서 소위원회를 개최, 이기흥 회장 3연임 도전 승인 여부에 대한 1차 심사를 진행했다.

스포츠공정위는 심의 내용을 토대로 12일 예정된 전체 회의에서 이기흥 회장의 3연임 도전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알려졌다.

체육회 정관 제29조에 따르면 회장을 비롯한 이사의 임기는 4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3선부터는 공정위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기흥 회장은 2016년 처음 회장에 당선됐고, 연임까지 성공해 대한체육회를 지휘했다. 연임 임기는 올해로 끝난다. 차기 회장 선거는 내년 1월에 열리며, 후보 등록은 12월 중 진행된다.

스포츠공정위는 체육회 또는 회원단체 임원의 연임 횟수 제한의 예외 인정 심의 및 회원시·도체육회의 시·도종목단체 임원에 대한 임원심의 재심의를 진행하는 기관이다.

스포츠공정위 정관에 따르면 '재정기여, 주요 국제대회 성적, 단체평가 등 지표를 계량화하여 평가한 결과 그 기여가 명확한 경우' 3연임을 허가할 수 있다.

문제는 스포츠공정위는 대한체육회 소속이며, 그 임원들을 이기흥 회장이 임명했다는 것이다.

현재 스포츠공정위는 김병철 위원장이 이끌고 있다. 김병철 위원장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이기흥 회장의 특별보좌관직을 수행했고, 2019년 5월부터 지금까지 스포츠공정위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14명의 위원도 이기흥 회장의 추천을 받은 인사로 알려져 있다.

김병철 위원장은 '이기흥 측근설'에 대해 강력 부인했다. 김병철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 자격으로 참가해 "저는 (이기흥 회장의) 측근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문체부는 일찌감치 '셀프 승인'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부는 9월 9일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의 불공정성 개선을 권고했다. 대한체육회장이 임기 연장을 위해 신청하는 경우 '본인이 임명한 위원에게 자신이 심의받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

대한체육회는 이를 거부했고, 문체부는 10월 10일 불공정 개선 이행계획을 제출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대한체육회는 감사원에 문체부 공익감사 청구서를 제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누구보다 청렴해야 할 스포츠공정위가 그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실제로 깐깐하게 심사한다고 하더라도 '셀프 승인'이라는 도덕적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한편 아직 이기흥 회장은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았다.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김용주 전 강원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우슈협회장 등 4명이 출마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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