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이 뉴진스 팬덤을 자처하는 단체 '팀버니즈' 운영자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5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빌리프랩은 법원에 팀버니즈 운영자에 대해 "소속 아티스트 아일릿에 대한 지속적인 명예훼손을 가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 1억 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장을 접수했다.

빌리프랩은 팀버니즈가 그룹 아일릿에 대한 악의적 허위 사실을 게시했으며, 국가기관 등에 대량의 팩스, 메일, 우편 등을 발송하는 등 악의적인 행위를 지속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팀버니즈는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주장과 동일한 내용을 입장문 등을 통해 비판해왔다.

팀버니즈는 엑스(구 트위터)를 중심으로 활동해왔으며, 당초 뉴진스 음원 스트리밍을 독려하는 이른바 '음원총공팀'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의 갈등이 촉발된 이후, 민 전 대표 측 입장을 지지하고 하이브 측을 비판하는 입장으로 성격이 변모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실제 팀버니즈는 온라인을 통해 대외비 자료인 아일릿의 기획안을 입수해 공개했고, 빌리프랩 측이 표절 의혹을 부인하자 지난해 11월 빌리프랩 대표 등을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팀버니즈의 주장과는 달리 법원은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에 대해서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를 복제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에서 아일릿 표절 시비를 전속계약 해지 사유로 제시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나아가 재판부는 여성 아이돌 콘셉트는 상표권 등에 포함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도 판시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팀버니즈의 정체가 밝혀질지도 관심사다. 그간 팀버니즈의 정체는 베일에 감춰져 있었으나, 최근 미성년자 1인의 신원이 특정됐다. 팀버니즈가 '뉴진스 악성 게시물을 고발한다'며 온라인을 통해 5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모은 과정에서 기부금 모집 절차 미비로 기부금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다. 한 누리꾼이 현행 기부금품법은 1000만 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집하려면 관할청에 등록해야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를 지적했고, 미성년자 A씨가 본인이 팀버니즈 운영자라며 자처하면서 신원이 특정됐다. A씨는 "팀버니즈는 2023년 7월 디자인 분야로 음원총공팀에 합류한 미성년자 멤버 1인이, 음원총공팀에서 독립해 독자적으로 활동한 1인 단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입장을 두고 일각에서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 미성년자를 앞세운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놨다. 앞서 팀버니즈는 자신들을 "법조계 언론, 금융,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버니즈들이 모인 팀"이라며 "뉴진스를 지지하는 각계각층의 전문가 집단"이라고 소개해 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지위보전 가처분이 인용되자 팀버니즈는 입장문을 통해 "버니즈는 멤버들의 부모님, 법무법인 세종과 접촉했다. 그리고 지난 며칠 간 세종을 비롯한 대형로펌 4곳, 전관 변호사 3명, 검사출신 17년차 현직 변호사, 판사출신 변호사 등을 만나 오랜시간 동안 상의했다"고 밝히기도 해 10대 미성년자가 혼자 주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심이 일었다.

여기에 팀버니즈는 지난 10월 출간된 '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이라는 책에서도 두 명이 팀버니즈 관계자라고 인터뷰한 바 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한 팀당 둘에서 여섯 명 정도 구성돼 있다' '굉장히 많은 인원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팀버니즈의 활동을 볼 때 미성년자 1인이 혼자 기획, 실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팀버니즈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내부에서 형사처벌 수위가 낮은 미성년자를 대표로 앞세워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민사소송 과정에서 피고 측이 손해배상을 피하려면 배후를 실토해야만 하며 결과적으로 조직적 가담정황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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