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거룩한 밤 : 데몬 헌터스'(감독 임대희·제작 빅펀치픽쳐스)는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 영화다.
서현은 극 중 악마의 존재를 느끼고, 퇴마하는 초월적 능력을 가진 퇴마사 샤론 역을 연기했다. 시니컬한 성격과 함께 강렬한 분위기를 내뿜는 인물이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너무 좋았다. 저에 대한 다양한 역할을 생각해 주신 것 아니냐. 놓치고 싶지 않았다. 연기적으로 도전하고 싶었고, 이번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서현이다.
제작자이자 주연 바우를 연기한 배우 마동석은 일찌감치 서현의 가능성을 알아봤다고. 서현은 "마동석 선배가 소녀시대로서의 무대가 아닌, 저의 작품 속 연기를 찾아보고 오히려 샤론이 저와 반대되는 이미지라 잘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더라. 저에게서 샤론 캐릭터의 모습을 떠올려줬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믿어줬으니 재고 따질 것 없이 바로 출연하겠다 칼답을 드렸다"고 말했다.
서현은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최대한 끌어내 샤론을 완성시켰다. 강렬하고 화려한 비주얼부터 악마와의 기싸움, 시니컬한 톤, 강렬한 구마 의식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정말 서현 맞아?'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엄청난 감정 소모가 예상되는 장면도 거뜬히 소화했다고. 서현은 "장면 들어가기 전 초집중을 하고, 끝나면 온오프를 하는 스타일이라 정신적으로 힘들진 않았다. 다만, 육체적으로는 괴성을 많이 질러 머리가 아프다는 정도는 있었다. 이런 점이 오히려 연기에는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또한 구마 행위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많이 얘기를 나눴다. 워낙 오컬트에 특화된 분이고, 궁금한 게 있으면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구마 행위 자체를 디벨롭시켰다. 동서양이 합쳐진 구마 형태라, 어디서 접하지 않은 느낌이다. 저 또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작업을 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특히 "스크린으로 보기 전엔 조마조마하고 긴장됐다. 의상 분장을 해주셨던 실장님이 너무 잘해주셨던 것 같다. 샤론의 캐릭터가 겉모습으로 명확하게 표현이 된 것 같다. 사실 제 얼굴을 크게 보니까 괜찮은 건가 싶었다"며 "하지만 주변에 왔던 친구들이 정말 새롭다고 하더라. 소녀시대 효연 언니가 제가 아닌 것 같다며 깜짝 놀랐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서현은 인터뷰 내내 '거룩한 밤'에 담은 자신의 새로운 모습, 연기적 갈증, 열정, 기대를 온몸으로 표현했다.
"배우들이라면 새로운 모습,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꺼내서 연기하고 싶다는 건 다 있을 거예요. 저도 그런 갈증이 있었어요. 소녀시대 활동을 하면서 20년 동안 막내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제 안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죠.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단 갈증이 있었어요. 그래서 '거룩한 밤'이 들어왔을 때 이거 다 싶었죠".
서현은 지난 2007년 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해 아이돌 그룹 톱을 찍으며 활약했다. 동시에 드라마 '열애'를 시작으로 '시간', '사생활', '징크스의 연인' 등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다지고 있다.
서현은 "활동한 지 20년 가까이 되다 보니까 매번 경험을 통해서 확장되고, 변화가 쌓이는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이 감사한 건 다양한 삶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인물의 삶이 저한테 들어오니까 사람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다. 작품이 끝나면 뭔가의 흔적이 남는다. 깨달음을 주고, 이제는 다양한 배역들도 해보고 싶다란 생각에 가치관이 확장되고 있다"며 "살인마 캐릭터도 좋다. 노출은 그다지 원하지 않기에, 그것 빼고는 다 보여드리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모범생, 바른생활 이미지로 서현을 알렸다면, 이젠 틀을 깨고 새로운 서현을 보여드릴 것이란다. 그는 "좌우명은 험난한 세상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갖고 내 길을 갈 것이다. 그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난 내 길을 갈 것이다란 것을 잡기까지 20년이 걸렸다. 이젠 누가 흔들어도 뿌리내린 나무라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흔들리지 않게 해 준 건 부모님의 믿음도 컸다. 아무리 실수를 해도 항상 돌아갈 곳이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다. 또 책을 통해 내면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근육도 트레이닝이 필요하듯 정신적으로 그냥 단단해질 수 없다. 흔들릴 때도 많고 약해질 때도 많은데 책을 꺼내서 한번 더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밝혔다.
"인생에 겁날 게 하나도 없어요.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단단해졌죠. '모범생'이란 이미지를 틀에 가둔 게 아니라, 연기적인 점으로도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요. 저의 모습을 대중에게 많이 노출한 적이 없어서 15년 전 10대 모습으로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꽤 있더라구요. 너무 좋지만, 그것을 깨드리고 싶어요. 자연스럽게 작품을 통해서도, 예능을 통해서 저의 새로움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기대감이 있어요"(웃음)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30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